19년만에 돌아온 인디아나 존스4, 해골 하나로 그냥 그렇게 끝나버리다 or 아날로그로 추억을 일깨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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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디아나 존스, 2008년 스크린으로 19년만에 귀환하다
19년은 참 긴 시간이다. 우리나라 기준으로 보면 한 아이가 태어나 유치원과 초중고를 마치고도 시간이 조금 남을 정도니 참으로 긴 시간이라 하겠다. 그 19년 긴 시간의 벽을 뚫고 인디아나 존스가 돌아왔다. 블록버스터와 어드벤쳐 영화의 원조이자 표준, 인디아나 존스라는 그 이름만으로도 모든 것이 설명되는 엄청나고 강력한 포스를 지닌 영화, 그 인디아나 존스가 "크리스탈 해골의 왕국"이라는 부제로 돌 아 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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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터부터 옛느낌이 물씬 묻어나는 인디아나 존스4:크리스탈 해골의 왕국]

인디아나 존스를 볼 수 있다는 사실에 아드레날린이 필요 이상으로 과다하게 분비되는 걸 느끼며 찾은 조조 영화관, 다른 영화의 예고와 광고가 이어지는 스크린도 곧 인디아나 존스가 시작한다는 기쁨에 흐뭇하게(?) 보아 줄 수 있었다. 이윽고 첫 화면이 올라오고 해리슨 포드가 가죽채찍과 예의 중절모를 쓰고 등장했을 때 난 나도 모르게 어린 10대 시절로 돌아가는 것만 같았다. 비디오 가게에서 테이프를 빌려서 보고 또 보며 상상의 나래를 펼치던 그 시절, 몇 번이고 TV에서 재방송을 해도 놓치지 않고 보면서 넋이 빠져라 화면 속에 빨려 들어갔던 그 시절로 말이다.

2. 전작들과 비슷한 스타일의 이야기와 화면들
"인디아나 존스4:크리스탈 해골의 왕국"은 시대가 조금 바뀌었을 뿐 전작들과 비슷한 이야기와 화면, 구조를 가지고 관객을 즐겁게 해준다. 대략의 스토리는 다음과 같다.(스포일러 포함)

미소의 대립으로 냉전체제가 한창인 1957년, 인디아나 존스(해리슨 포드)는 신비한 힘을 가진 크리스탈 해골의 비밀을 밝혀 초자연적인 힘으로 전세계를 지배하려는 야욕을 가진 소련의 특수부대 이리나 스팔코(케이트 블란쳇) 대령에게 쫓기게 된다. 설상가상으로 친구의 배신에다 정부로부터 소련을 도왔다는 의혹까지 받고 강의를 하고 있는 대학에서 해고까지 된다. 독일로 떠나가 새로운 생활을 하려던 존스는 시카고대학에서 동료로 일하던 올스 박사와 자신의 엄마가 위험에 처했다며 크리스탈 해골의 비밀이 담겨있는 편지를 가지고 온 머트 윌리암스(샤이아 라보프)의 도움 요청에 크리스탈 해골을 찾아 페루로 건너간다. 우여곡절끝에 옛 연인 마리온 래번우드(카렌 알렌), 올스 박사를 만나고 머트가 자신의 아들임도 알게된다. 이후 마야 문명의 유적지에서 크리스탈 해골을 두고 소련의 특수부대와 쫓고 쫓기는 와중에 크리스탈 해골은 다른 차원의 생명체였고, 그들이 고고학자로 지구의 문화와 유물들을 수집하고 연구 하던 이들임을 알게된다. 마야 문명은 이 생명체들의 힘으로 이루어진 문명이었고, 이들은 모든 흔적을 지우고 우주선을 타고 지구를 떠나게 되며 이리나 대령을 비롯한 특수부대원들은 그 소용돌이속에서 다 죽는다. 다시 학교로 돌아온 존스 박사는 옛 연인과 정식으로 결혼식을 올리고 아들 머트와 함께 결합하는 걸로 영화는 끝난다.

3. 아날로그 스타일을 고집한 디지털 영화의 두 거장
인디아나 존스4는 사실 전작들과 비교해 19년의 세월이 흐른만큼 훨씬 더 스펙터클한 화면과 흥미진진한 스토리, 구성으로 돌아왔어야 마땅한 영화다. 그 사이 CG를 비롯한 기술적 진보와 쥬라기공원, 터미네이터, 스타워즈, 매트릭스, 트랜스포머, 아이언맨 등과 같은 시각적 즐거움이 가득한 영화들로 눈높이가 한창 업그레이드 된 관객들을 생각한다면 말이다. 그런 관점에서 본다면 화면 곳곳에 아날로그 느낌이 물신 묻어나는 인디아나 존스4는 상당히 모자라는 측면이 강하다고 할 수 있다. 밀림의 자동차 추격신이라던가, 고대 마야문명지 안에서의 액션신 등 재미있고 생동감 있는 화면들이 많이 있기는 하지만 그게 엄청나게 재미있다던가 정말 대단하는 느낌은 나지 않는다. 아기자기 하면서 이전 시리즈들의 연장선상에서 나름 잘 풀어냈다는 정도로만 느껴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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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아나 존스 특유의 추격신이 돋보이는 밀림에서의 추격 액션 - 아날로그한 느낌이 물신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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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롭게 밝혀진 사실 - 존스박사에게 숨겨진(?) 아들이 있었고 그 엄마는 옛 연인었던 마리온]

인디아나 존스4의 제작진들은 이번 영화를 과거에 대한 향수와 추억을 강하게 자극하도록 하면서 현대적 감각으로 약간 업그레이드 된 영화를 만드는데 주력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스티븐 스필버그와 조지 루카스, 그들이 누구인가? 쥬라기공원, 마이너리티 리포트, 스타워즈 등 CG를 영화에 활용하는데 있어 둘째가라면 서러울 정도로 쌍벽을 이루는 사람들이 서로 손을 맞잡은 영화인데, 전체적인 영상과 액션이 일부러 아날로그한 느낌이 들도록 하지 않고서는 이런 영상이 나올수가 없다. (실제 인디아나 존스4는 디지털 기술이 활용되었지만(트랜스포머의 ILM이 참여) 이는 전적으로 CG보다는 배우들의 실제 액션과 특수효과들이 빛을 발할 수 있도록 보조적 수단을 제공하는 선이었다고 한다)

4. 뭔가 아쉬운 이 느낌... 해골 하나로 그냥 그렇게 끝나버리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조금 아쉬운 느낌도 든다. 19년만의 귀환(?)이고 스티븐 스필버그, 조지 루카스, 해리슨 포드 등 프로중의 프로들이 재결합해서 만든 영화인데 그 기대치를 충족시키기에는 너무 아날로그한 스타일에 치중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트랜스포머나 아이언맨의 느낌은 아니더라도 좀 더 자극적인(?) 화면을 줄 수도 있었을텐데, 다소 소박한 어드밴쳐였다고나 할까, 뭔가 약간 모자라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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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 다소 약해보이는 소박한 어드벤쳐]


또 시나리오도 문제가 있어 보인다. 총 6명의 작가를 거쳐 최종적으로 우주전쟁의 데이빗 코엡이 마무리를 했다고 하는데, 전작들과 비교해 이야기 전개나 마무리가 조금 부실한 부분이 있다. 모든 영화의 구조는 시작, 중간, 끝이 있고 끝까지 향해 가는 각 단계에는 그렇게 갈 수 밖에 없는 개연성이 있어야 하고 종국에 가서는 모든 의문/의혹이 다 풀리고 "이제 다 끝났다"는 개운함이 있어야 한다. 하지만 인디아나 존스4는 그렇지 못하다.

특히나 이리나 대령의 죽음과 다른 차원의 생명체가 자신의 해골과 몸체가 합체되어 이제 다 끝났다고 우주선을 타고 지구를 떠나는 끝부분은 억지로 이야기를 종료시킨듯한 느낌이 든다.(이해 또는 납득이 안간다는 이야기이다) 해골 하나 찾다가 그냥 그렇게 끝나버리는....어차피 액션 어드벤쳐 영화인데 너무 많은 걸 바라는게 아니냐고? 19년만의 영화이고 스티븐 스필버그와 조지 루카스 그리고 인디아나 존스라는 그 명성에 비추어 보면 그렇다는 이야기이다.

5. 그래도 인디아나 존스, 아날로그로 추억을 일깨우다
그래도 인디아나 존스에 대한 유년 시절의 유쾌한 관람 기억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특별히 모나지 않는 무난함과 인디아나 존스를 처음 접하는 요즘의 어린 세대 친구들도 "아, 재미있다!"하며 볼 만한 영화임에는 틀림없다.(문득 이승철이 오랜만에 활동을 재개해 가요프로에 나왔다가 시청자 게시판에 어린친구들이 신인인거 같은데 노래 참 잘하네요, 앞으로도 열심히 하세요 하는 글들을 남겼다는 일화가 떠오른다... ^^;) 인디아나 존스5가 있다면 좀 더 업그레이드해서 아날로그와 디지털의 환상적인 조화와 흥미진진하고 완벽한 스토리/구조로 거듭나기를 기원해 본다. 왜냐? 다른 것이 아닌 인디아나 존스니까!!!


1. 마지막 하이라이트인 마야문명지 안이 무너지는 장면은 내셔널 트레저가 자꾸 연상된다.
2. 트랜스포머에서 어리버리하게 나왔던 샤이아 라보프는 존스 박사의 아들로 나오면서 여전하지만 그래도 약간 업그레이드되어 남자다운 모습을 약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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