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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5.20] 세월의 흐름은 때로 너무 강해, 모든 것을 바꿔 놓기도 한다.
  2. [2008.05.07] 나도 이런 열정을 가지고 살고싶다-지하철역의 악사

세월의 흐름은 때로 너무 강해, 모든 것을 바꿔 놓기도 한다.

[간 곳과 만난 사람들/만난 사람들]
세월의 흐름은 때로 너무 강해, 모든 것을 바꿔 놓기도 한다. 부모님 집에서 얼마간 쉬고 다시 서울로 돌아오는 길에 대학 때 친하게 지냈던 세영씨를 만나기 위해 전주에 들렸다.

원래 공대생이었던 세영씨는 국문학과로 중간에 전과를 해왔다. 군 제대후 여자들만 득실거리는 우리과에서 남자가 별로 있지도 않은데다 연배도 비슷하고 관심사나 생각도 비슷해 금방 친해졌다. 학교 교정에서 술도 먹고, 세영씨 오토바이 타고 바람 쐬러 여기 저기도 가고, 서로 쓴 글들을 바꿔서 보기도 하고 제대후의 시간들을 세영씨와 꽤 보낸 편이었다. 

졸업 후 나는 일반적인 회사원으로 취업을 했고, 세영씨는 교육대학원에 진학했다. 이후 대학원과 함께 학원강사도 하면서 생활한다고 소식을 듣다가 소식이 끊어졌다. 아주 오래전에 세영씨가 서울에 차를 가지고 한 번 올라와 우리집에서 잠도 자고 술 한 번 한적이 있는데 그게 2002년인가 2003년이니 꽤 오래전의 일이다. 그게 세영씨를 마지막으로 본 것이다.

세영씨는 지금 익산에 있는 고등학교의 국어선생님이다. 전화기 바꾸면서 전화번호도 잊어버렸는데 구글에서 용케 검색을 통해 어디 학교에 근무하는지 알아내고, 학교에 전화를 걸어 핸드폰 번호를 받아서 간신히 연락을 할 수 있었다.

5월 18일 일요일, 근 7-8년만에 만난 세영씨는 결혼을 했고 아들 하나, 딸 하나 이렇게 두 아이의 아빠가 되어 있었다. 물론 나 역시 결혼을 했고 한 아이의 아빠이다. 그렇게 세월은 흘러 세영씨와 내게 참 많은 변화를 만들어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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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한 세영씨 두 아이의 아빠가 되어 있다, 와이프님과 함께 한 컷....]

반가운 마음에 이런 저런 사는 이야기를 하는데 시간이 어떻게 가는지 모를 정도로 빨리 가버렸다. 비도 오기 시작했고 서울까지 혼자 운전을 해서 가야하는 터라 아쉬움을 뒤로 하고 2-3시간 있다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나와 세영씨는 20대 중반 젊은 한 때를 비슷한 생각과 고민들로 함께 했던 친구다. 그 시절이 어제처럼 눈에 선한데 그사이 삶의 길을 많이 건너 뛰어 버린 것 같은 아쉬움이 들었다. 뭐가 그렇게 바쁘고 살기 빡빡하다고 연락도 제대로 못하고 지냈을까...? 나와 젊은 한 시절을 외롭지 않게 함께 해 준 세영씨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또 언제 시간내서 전주에 가 그때는 하루밤 머물면서 세영씨와 함께 술잔을 기울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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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라오는 길은 엄청난 비로 거의 앞을 볼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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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이런 열정을 가지고 살고싶다-지하철역의 악사

[간 곳과 만난 사람들/만난 사람들]
충무로쪽에서 와이프와 같이 간만에 저녁 외식을 하기로 해서 지하철을 타고 충무로역에 내렸는데, 마침 레일아트라고 역 안에서 공연을 하고 있었다. 남미 사람들 와서 연주하고 노래하는거 본 적은 있는데 우리 나라 사람이 하는 건 거의 본 적이 없었던터라 나도 모르게 눈길이 가게 되었다.

겉 모양새는 화장기 하나 없고, 그렇다고 옷을 잘 차려 입은 것도 아니고 머리도 약간 부시시한 퍼머로 우리가 옆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아주머니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었다. 음반도 내고(고속도로 휴게소에서 많이 있고 그쪽에서 잘 팔린다고 설명을 하신다 ^^;) 했다는데, 나이가 상당히 있어 보이는데 음악이 좋아 이렇게 지하철 공연도 하고 돈이 되는 안되는 음반도 만들고 참 열정이 대단해 보였다.

요즘 사람들 사는 걸 보면 열정이라는 게 기껏(?) 주식, 부동산, 돈같은 물질적인 부를 축적하는데만 몰입하고 있는거 같다. 뭔가 멋진 꿈을 가지고 그것을 이루기 위해 살아가는 시대는 지나가 버린거 같고, 내 나이도 꿈을 먹고 살기에는 이제 너무 늙어 버린거 같다. 하지만 그렇다고 그냥 막 살기는 싫다. 나도 내 삶에 꿈과 열정을 가지고 도전해보면 살고 싶다.

지하철 역 안에서 노래 부르는 이 분, 노래도 잘했지만 너무나 멋져 보인다. 오늘 이 분을 보며 많은 걸 느꼈다. 하시는 음악 활동이 잘 되길 기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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