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컨셉을 담은 기획안과 샘플 원고를 정리해서 이메일로 보내고 난 뒤, 몇 일 있다가 출판기획자분이 전화를 주었다. 나름 컨셉이 나쁘지는 않다고 출판을 해보자는 이야기였다. 이 곳에서 퇴짜 맞으면 몇군데 더 알아봤어야 할 터인데 처음 한 번으로 출판사와 이야기가 잘되어 기분이 좋았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쉬는 동안 웹기획 외에도 웹솔루션에 대해서도 써볼까 했는데(자심감 만땅...ㅎㅎ) 이거 웬 걸 글쓰기가 잘 되지도 않고 시간도 많이 걸리고 그렇게 쉬운 작업은 아니었다. 2권쯤은 후딱 헤치워 버릴줄 알았는데 그게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었다.
결국 욕심을 줄여 웹기획 관련 책만 한 권 잘써보자는 생각으로 작업을 했다. 중간에 태국 1주일 놀러 갔다 온 것과 지방 부모님집에 2번 다녀온 걸 빼면 원고 완성에 거의 2달 조금 넘게 걸린 거 같다. 글쓰는 분량은 그리 많지 않았지만 책의 컨셉이 잘된 웹기획과 잘못된 웹기획의 극명한 대비이다 보니, 내 논리에 맞는 사례들을 찾고 정리하는데 시간이 꽤 걸렸다.(이 자유인되기 PJT 블로그도 정말 열심히 쓰려고 했는데 원고 쓰다보니 정말 시간이 안나서 많이 글을 못썼다는 핑계 아닌 핑계가 생겼다... ㅎㅎ)
[원고를 쓰면서 참고했던 내 책꽂이의 자료 일부, 어지간한 국내 웹기획 관련 책은 다 섭렵한듯... ^^']
그동안의 생활 패턴을 돌아보면 보통 아침에 일어나 우리 아들 현빈이와 잠깐 놀아주고 9시쯤 집을 나서서 집 근처에 있는 스타벅스로 출근(?)을 했다. 커피를 마시며 뉴스를 보거나 메일 확인 등 잠깐 놀다가 10시 30분경부터 작업에 들어가 대략 오후 3-4시까지 글을 쓰고 집에 왔다. 와서는 현빈이와 잠깐 산책을 하거나 낮잠을 자거나 잠깐 책을 보거나 하면 6-7시가 되고, 와이프가 퇴근하면 같이 저녁을 먹고 뉴스를 좀 보면 어느사이 시간이 10-11시가 되어 버렸다.
[여름내내 원고를 쓰며 함께했던 스타벅스와 12.1인치 리플노트북 - 아쉽게도 이 노트북은 지금 15.4인치의 다른 리플 노트북으로 바뀌었다. 많이 정들었었는데...^^;]
물론 날마다 하루도 빠지지 않고 글을 쓸 수는 없었다. 아침에 강남CGV나 압구정CGV 혹은 씨너스에서 조조 영화를 보고 난 뒤 교보문고나 영풍문고에서 책을 보며 논 적도 많이 있고, 예전 직장 사무실이 강남역에 있다보니 자주 가서 직장동료분들과 커피도 마시고 회식 자리에 참석해서 맥주 한 잔 하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기도 했다.뭐, 놀기도 많이 놀았다는 이야기이다.^^;
아무튼 8월말에 원고 초고를 다 완성했고 이후 서문, 요약집, 표지에 들어갈 안내문과 삽화 컨셉 등등 자질구레한 작업들까지 다 마친게 9월 초이다. 다 마치고 나니까 얼마나 속이 후련하던지... 탈고 기념으로 준비한 제주도 여행이 큰 도움이 되었다. 짜증나고 지칠때마다 이거만 다쓰면 원고와 빠이빠이하고 제주도로 놀러간다는 생각을 하며 마음을 달래었는데 역시나 원고 다 정리하고 제주도로 떠나니 참 좋았다.(다 완성하지 않은 상태에서 갔었으면 별로 즐겁게 놀 지 못했을듯...)
8월에 한빛미디어를 찾아가 정식 계약서를 작성했다. 책이 나오는 건 11월 초이고 선인세와 기타 저작권 관련된 사항에 대한 정리 문서였다.
[출판 계약서 - 내가 갑이다, 형식적이긴 하지만 암튼 저자를 배려하는 출판사의 이런 자세는 괜찮은 거 같다]
회사에서 일할 때도 그렇지만 무엇이 되었든 일단 그 일을 마치고 나면 참 기분이 좋고 뿌듯하다. 지난 원고 완성 작업이 누가 시키거나 감시하거나 납기 일정이 있는 것도 아니었다. 오로지 나 자신의 의지에 의해서 다 이루어지는 일들이라 쉬운 거 같으면서도 어쩌면 이렇게 자기 스스로 모든 걸 하는 게 더 어렵다는 생각도 든다.
핵심 내용만 누구나 읽어보면 알 수 있도록 아주 쉽게 쓰려고 노력을 많이 했는데, 이왕이면 웹과 관련된 일을 하는 여러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책이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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