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욕망에 대한 단상 - 행복으로 가는 지름길...
인간은 본능적으로 행복해하거나 불행해 한다. 본능이라는 것은 가르치거나 배워서 아는게 아니다. 그냥 아는 것이다. 본능은 다른 비슷한 말로 충동이라고 할 수도 있겠다. 본능이나 충동이라는 것은 참 무서운 것이다.
영화의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2차 세계대전중인 영국, 나니아에서 현실로 돌아온 게 1년이 지났지만, 페벤시 남매는 아직도 그 곳을 잊지 못하며 살고있다. 그때 나니아에서는 왕위 계승자인 캐스피언왕자가 왕위을 빼앗으려는 교활하고 잔혹한 삼촌 미라즈에게 쫓기게 되고 페벤시 남매를 나니아로 소환하는 나팔을 불어 도움을 청하게 된다.
나니아는 페벤시 남매가 떠난 이후 1,300년이 지나 황금기가 끝나고 텔마린족(인간)에게 멸망당할 위기에 처해있다. 캐스피언과 페벤시 남매는 나니아인과 세력을 규합해 미라즈 군대와 불리한 전투를 하게 되지만, 다시 나타난 아슬란의 도움으로 승리를 거둔다. 이후 페벤시 남매는 다시 현실 세계로 돌아가고 캐스피언 왕자는 왕이 된어 나니아는 평화를 되찾게 된다는 내용이다.
[욕망의 피해자 - 왕이 되고 싶다는 욕망에 사로잡혀 형을 죽이고 그 아들까지 죽이려다 부하의 배신으로 죽는 미라즈왕]
나니아 연대기에 있어 주요 사건은 "내가 왕이 되고 싶다"는 하나의 욕망에서 출발한다. 왕이란게 무엇인가? 절대 권력으로 만물(?)을 통치하고 지배하는 자... 남자라면 알것이다. 군대에서 장교도 아닌 말단 사병이면서도 왕고참인 병장만 되어도 얼마나 절대적이면서 한편으로 달콤한 권력이 생기는지 말이다. 하물려 왕이라니 이 얼마나 매력적인가?
형을 암살하고 아직 왕은 아니지만 실질적인 1인자가 된 텔마린족의 미라즈는 자신의 아들이 태어나자, 왕위를 자기 아들에게 주려고 형의 친자이자 왕위 계승자인 캐스피언 왕자를 죽이려 한다.(캐스피언만 없으면 자신도 왕이 되고, 그 왕위도 자기 자식에게 물려줄 수 있다) 결국 미라즈는 그 욕망을 쫓아 친조카인 캐스피언을 나니아인과 결탁한 배신자로 누명을 씌워 왕국의 적으로 만들어 버리고 자신이 왕이 된다.미라즈 휘하에 있는 영주 소페스피언도 호시탐탐 왕이 되고자 한다. 이 욕망은 텔마린족의 장군 글로젤과 공모해 미라즈왕을 나니아인과의 전투에서 피터와
캐스피언이나 피터 역시 마찬가지이다. 캐스피언과 피터는 처음에 서로 반목한다. 자기 생각이 맞다고 자기가 더 우월하다고 나니아인을 통솔하는 리더쉽을 두고 서로 경쟁하며 미워한다. 캐스피언은 죽은 아버지에 대한 복수의 욕망으로, 피터는 자기가 다 맞고 자기가 시키대로만 하면 텔마린족을 이길 수 있다는 자만과 오만의 욕망으로 수많은 나니아인을 전투에서 죽게 만든다. 그게 미라즈든 캐스피언이든 피터든 욕망은 선한 사람, 악한 사람을 가리지 않는다.
4. 욕망의 극복자
사람이 너무 욕망을 충족시키는데 빠지다 보면 맹목적이 된다. 다른 가치들은 쳐다보지도 않고 오로지 내가 바라는 것을 위해 충동적으로 혹은 본능적으로만 행동하게 된다. 사람이 그러하다면 동물과 별반 다를 바가 없을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절제”라는 가치를 높이 평가한다. 가치있다는 것은 우리가 소중하게 생각한다는 것이고, 소중하기 때문에 우리는 그것을 지키려고 노력하며 산다.
캐스피언은 미라즈를 자기 손으로 직접 죽여 복수할 수 있는 순간에 자신의 욕망을 누르고 “용서”를 택한다. 피터 역시 일련의 사건들을 통해 캐스피언과 함께 오만함을 벗어던지고 “겸손”이라는 가치를 배운다. 이 모든 것이 욕망을 절제하는 것이다. 욕망을 절제할 수 있을때에라야만 인간은 무분별한 행복에서 벗어나 마음이 평안한 행복으로 한 걸음 더 나아갈 수 있다.
[욕망의 극복자 - 캐스피언과 피터 모두 "절제"라는 가치로 욕망을 극복해 낸다]
5. 나니아 연대기- 욕망에 대한 교훈적 시선을 가진 영화
다시 말하지만 인간은 본능적으로 행복해하거나 불행해 한다. 행복하기 위해서는 욕망이 모든 것을 지배하고 조종하는 것 같지만, 한 겹 더 들어가서 살펴보면 결국 이것은 각자의 마음먹기에 달린 문제이다. 나니아 연대기는 무분별한 욕망은 모든 것을 파멸로 이끌고, 절제된 욕망은 행복에 조금 더 다가갈 수 있는 기회를 준다는 사실을 잘 보여주는 영화다. 어떡할 것인가? 욕망을 지배할 것인가 아니면 욕망에 지배당할 것인가? 그것은 전적으로 자기 자신의 선택에 달려있다…..
[덧, 단상들…]
1.영화 중간 중간에 조금 지루한 부분이 몇 군데 있는 편이다.
2.나무들이 텔마린족 군사를 멸하는 장면을 보면서는 반지의 제왕이 오버랩되어 좀 싱겁게 느껴졌다.
3.하얀마녀도 잠깐 등장하는데, 너무 빨리 아웃(?)되어 약간 섭섭했다.
4.생쥐 기사는 필요 이상으로 너무 오버해서 첨엔 귀여웠으나 나중엔 호감이 반감되었다.
5.전투씬을 나름 신경쓰긴 한 거 같은데, 요즘은 어지간해선 감흥을 잘 못느끼겠다.
6.이 영화 역시 CG가 지대한 역할과 비중을 하고 있다. CG없으면 영화도 못만드는 세상이 점점 더 빨리 다가 올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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